삼성SDI 수주 물량 늘리려는 듯
한화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장비를 추가로 개발한다.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용 장비 고도화가 목적이다.
한화그룹 배터리 장비 사업은 ㈜한화 소속 기계부문이 담당한다. 한화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 상당수를 만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전극공정용 장비는 삼성SDI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 공장에 단독으로 공급하며 제대로 물꼬를 텄다. 다만 활물질을 집전체에 코팅하는 코터(coater)만 대상이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기계부문은 전극공정용에 사용되는 롤프레스(roll-press), 슬리터(slitter) 장비 개발을 본격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전극공정용 롤프레스, 슬리터 장비를 개발하면 기존 코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장비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코터-롤프레스(압연)-슬리터(절단)' 순서로 이뤄진다. 코터는 양극에 알루미늄박, 음극의 경우 동박에 활물질을 발라 배터리 기초 소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빠른 속도로 롤투롤(R2R:Roll to Roll)이 이뤄진다. 150℃ 이상의 고온으로 건조 과정을 거친다. 장비 길이만 100미터에 달한다.
집전체에 활물질이 붙은 전극은 롤프레스 장비에서 위‧아래로 눌린다. 이후 압연된 전극은 일정한 폭으로 잘린다. 이 때 사용하는 장비가 슬리터다. 업계 전문가는 "코터-롤프레스-슬리터를 모두 다룰 수 있다는 건 전극공정용 장비 사업을 제대로 펼치겠다는 것"이라며 "롤프레스와 슬리터는 코터 장비와 달리 소모품이 발생하고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 차원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전극공정용 장비 전체를 생산한다면 믹싱, 패키징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장비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양극재 생산 장비도 공급이 가능하다. 삼성SDI, 테슬라, 에코프로비엠 등 고객사도 확실하다. 사내이사로 선임될 김동관 전략부문장(사장)의 성과로 내세우기에도 적합하다.
한편, 시장조사업에 QY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장비 시장규모는 지난 2020년 45억255만달러(약 5조5600억원)를 기록했다. 향후 연평균 20.4% 성장하고 오는 2027년 159억3503만달러(약 19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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