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최초로 이종장기 이식 임상 올 하반기 예정 '제넨바이오vs옵티팜'
- 돼지 장기 이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주목
최근 미국에서 돼지 심장과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학계는 물론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돼지는 인간의 장기와 가장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외과술기교육이나 해부학교육 등에 활용되어 왔고 장기이식으로도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기에는 돼지가 갖고 있는 '레트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면역거부반응 등에 대한 위험성이 존재했다. 이 레트로바이러스가 인간에게는 없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미국 매릴랜드대 의과대학·의료센터 연구진들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데이비드 베넷(57)에게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을 통해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이식했고, 지난 7일 8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돼지 장기이식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수술 후 이식된 장기에서 즉각적인 거부 반응이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환자 또한 회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일에는 오토바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짐 파슨스(57)의 신장을 제거하고 데이비드 배넷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식된 돼지의 신장은 수술 23분 만에 소변을 생성했고, 사흘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한 것과 함께 거부반응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진은 짐 파슨스가 수술 후 혈액에서 돼지 세포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과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도 확인했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 자료에 따르면 11만여 명의 장기기증 대기환자 중 매년 6,000여명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러한 수술 방법이 정상적인 치료 절차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돼지 장기이식 수술의 성과를 한 단계 발전시킨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 국내 기업도 이종장기 이식 임상 나서 '제넨바이오vs옵티팜'
미국에서 돼지 심장과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종장기 시장 선점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살펴볼 기업은 제넨바이오와 옵티팜이다.
먼저 이종장기 개발 기업 제넨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장기이식센터장에서 역임한 형질전환 돼지 이식 연구 전문가인 김성주 대표가 설립했고, 박정규 서울대 의대 교수도 사외이사로 있다.
박 교수는 앞서 정부가 주도한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의 단장으로 역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재넨바이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무균돼지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면서 가장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임상이 승인될 경우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돼지 췌장안에 있는 췌도 세포덩어리를 인체에 주입할 예정이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유지가 어려운 1형 당뇨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이다. 이와 함께 무균돼지를 최초로 사람에게 이종 이식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전자 조작이 아닌, 사람에게 유해할 수 있는 병원균과 바이러스 등을 모두 제거한 무균돼지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에는 임상이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8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 이종이식제제 관리기준 마련을 위한 용역연구 개발과정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넨바이오는 1989년 설립돼 의약품 도매 업체로 폐기물처리업 등을 통해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옵피탐은 이종장기 중 이종신장과 이종췌도 이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여기서 이종췌도 이식은 돼지 췌장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췌도를 분리해 사람(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오는 2023년 7월까지 전임상시험을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하반기 중으로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옵티팜은 지난해 이종장기 전문지인 ‘Xenotransplantation’에 온라인 논문을 게재를 통해 돼지 췌도 분리 수율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에 이어 최근 서울대 의과대학과 미니돼지를 활용한 공동 연구 MOU를 체결했다.
특히 두 기업들이 임상을 준비하는 것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돼지 이종이식 수술...국내 현황은 어디까지 왔나
지난해 8월 6일 박정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 전 단장)는 지난달 31일 돼지 각막 이종이식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해 12월 23일, 삼성서울병원 정태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종각막이식 비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비임상시험은 형질전환이 되지 않은 미니돼지에서 추출한 각막을 면역억제 프로토콜을 사용해 원숭이에게 전층이식한 연구로, 제넨바이오는 성공적인 첫 결과와 함께 회사가 보유한 기술적 역량을 입증했다.
이식 후 168일간 기록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각막은 손상되거나 혼탁해지지 않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국내에서는 앞서 지난 2016년에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과 윤익진 건국대 교수팀이 형질전환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에 이어 지난 2018년 5월에는 오리엔트바이오가 농촌진흥청과 건국대학교와 공동으로 각막이식 기술 연구에 참여하면서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의 각막을 필리핀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원숭이는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정상기능을 유지했고, 이는 이종이식에 사용하는 각막이 면역억제제 없이 안약만으로 1년 넘게 정상 기능을 유지한 국내 첫 사례로 꼽힌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종장기 외 위험성이 적은 인공장기 이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티앤알바이오팹을 볼 수 있는데,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연골을 대체할 수 있는 지지체를 개발하고 있는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해 8월 강남세브란스에서 귀 재건 수술에 필요한 연골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바 있다.
돼지의 이종이식 수술과 이를 보완해주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연구의 성과로, 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기회의 가능성이 열릴 전망이다.
(출처:https://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12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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