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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

by 아담스미스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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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돌파구, 결국 전용차로에서 찾는다

 
‘안전과 소통 한꺼번에 해결’ 방안으로 부상
미 미시간, 왕복 2개 차로 타당성 검토 한창

중국선 2개 신설 고속도로에 전용차로 배정
석탄 수송 위한 전용도로 건설 연구도 시작

한국, 2027년 상용화 목표 기초연구 진행중
내년 하반기에 전용차로 실증시험도시 선정
미시간에서 추진 중인 자율주행전용 차로(가운데 주황색 차로) 조감도. 카브뉴 제공2010년대 후반 자율주행 기술 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당시 세계 자동차 업계에선 2020년대 초반이면 완전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고 다닐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풍미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예상과는 거리가 멀다.

허풍떨기로 유명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조차 어조가 달라졌다. 2015년 경영전문지 ‘포천’ 인터뷰에서 “완전 자율주행차를 2년 안에 완성할 수 있다”고 장담했던 그는 지난해 “자율주행차 개발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일반화된 자율주행은 어려운 문제다. 인공지능(AI)의 큰 부분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구글 웨이모와 지엠 크루즈가 유료 로보택시 운행 승인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비상시에 대비한 운전요원이 함께 탑승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최근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차 제작을 허용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기존차와 똑같은 안전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기계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는 있지만 속도는 아직 더딘 상황이다.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3단계


돌파구를 열어줄 좀 더 현실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년 전부터 제시하는 해법은 자율주행차 전용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도 통할 수 있는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만 매달리기보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 맞춰 실제로 주행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구축하자는 얘기다. 최고 등급인 레벨5(완전자동화) 자율주행차 대신 자동차업계가 현실적 개발 목표로 삼고 있는 레벨4(고도자동화)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춘 대안이다. 레벨 5는 모든 도로 환경에서, 레벨4는 특정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이런 발상에서 나온 1차 대안이 자율주행차 전용차로다. 한국의 버스전용 중앙차로와 같은 ‘차로 분리’ 방식이다.

전용차로가 설치되면 기존 차량의 통행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와 시장 창출을 촉진하는 산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나 교통서비스 소외지역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공익적 성격도 전용차로 구축의 주요한 명분이다. 기술 및 자동차 업계의 이해관계와 정부의 공익적 명분, 시민의 이동의 자유가 자율주행차 전용차로에서 접점을 찾고 있는 셈이다.

2017년 국토연구원 인프라본부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첨단 도로 인프라 정책 방안’ 보고서(오성호 등)에서 자율주행차 도로 인프라 구축 방안으로 1단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2단계 자율주행차 전용차로, 3단계 자율주행차 전용도로라는 단계적 추진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자율주행전용 차로는 버스전용 중앙차로와 같은 방식이다. 카브뉴 제공
자동차공업 중심지 미시간의 청사진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주 가운데 하나인 미시간주가 그 해답을 자율주행차 전용차로에서 찾고 이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통의 자동차공업 도시인 디트로이트와 인근 대학도시 앤아버를 잇는 64km의 미시간 애비뉴와 94번 고속도로에 자율주행차 전용 2개 차로(왕복)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시간주 상원은 지난해 공공도로의 일정한 구역을 ‘자율주행차량 도로’로 지정하는 법안(SB706)을 만들었다. 이 도로는 미시간대, 디트로이트공항, 미시간중앙역을 비롯한 주요 거점을 연결할 뿐 아니라 기회구역(Opportunity Zones)이라는 이름의 개발지역 10여곳을 통과한다.

자율주행차량 내부 조감도. 카브뉴 제공2020년 8월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카브뉴라는 도로교통시스템 구축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카브뉴는 자동차(Car)와 애비뉴(Avenue)를 합친 말이다. 구글에서 분사한 사이드워크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의 자회사다.

카브뉴가 건설할 도로에는 와이파이를 비롯한 통신 인프라와 라이다,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시설들이 설치된다. 이 시설들과 무선 통신 시스템이 장착된 자율주행차, 그리고 중앙 관제센터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면 정체없는 자율주행차로를 운영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율주행 전용차로 운영을 위해선 차량, 도로 시설, 관제센터를 연결하는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카브뉴 제공카브뉴는 우선 올해까지는 1단계로 타당성 분석을 진행한다. 기술 시험과 도로 설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행 가능한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한다.

카브뉴는 자율주행차 전용차로가 완성되면 우선 대중교통용으로 버스를 투입하고, 이어 공유차량과 트럭, 개인 승용차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간다는 구상이다.

미시간대 구내에 설치된 ‘엠시티’에서 시험주행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엠시티 제공
비용과 편익, 위험과 기회 저울질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자율주행차 관련 제도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5년에는 미시간대에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미니 도시 ‘엠-시티’(M-City)'를 구축했다. 13만㎡ 규모의 엠시티는 일반 도시와 똑같은 도로 상황을 재현했다.

한국도 2018년 경기 화성의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행장에 자율주행 실험단지 ‘케이-시티’를 조성했다. 32만㎡ 규모의 케이-시티에는 5G 통신망에 고속도로, 요금소, 나들목, 시내도로, 주차장 등의 실제 도로 환경이 재현돼 있다. 지난해 말에는 비, 안개 등 기상 악조건과 터널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추가했다.

카브뉴는 순전히 기술 시험을 구축한 엠시티, 케이시티와는 달리 실제 사용 중인 도로를 자율주행용으로 개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로를 만들려면 기존 도로의 다른 차로를 줄여야 하거나 아니면 도로를 확장해 새 차로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비용과 편익, 미래의 기회와 위험 사이에서 미시간 당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중국 징슝고속도로의 자율주행차 전용차로(가운데 녹색차로)
중국, 출발은 늦었지만 적용은 앞서간다


출발은 늦었지만 자율주행 기술 적용에서는 미국을 앞서가려는 중국은 이미 자율주행 전용차로 구축에 나섰다.

우선 2019년부터 건설중인 베이징 남서쪽 신도시 슝안신구와 베이징을 잇는 100km 길이의 징슝고속도로가 있다. 교통당국은 왕복 8차로 가운데 중앙 2차로를 자율주행차 전용차로로 배정한 상태다.

징슝고속도로에 설치된 스마트 가로등. https://www.jiemian.com/article/6093929.html베이징~허베이구간은 지난해 5월 개통했고, 나머지 구간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이 도로에는 무선통신망을 통해 운행 데이터와 도로 정보를 수집하는 지능형 교통 인프라 시스템도 설치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낮밤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도로표지판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징슝고속도로에는 3700개 이상의 엘이디(LED) 스마트 가로등이 설치됐다. 이 가로등에는 조명과 함께 각종 센서와 카메라 등의 장치가 통합돼 있다.

항사오융스마트고속도로의 화물 수송용 자율주행 전용차로. https://www.leiphone.com/category/transportation/ER6KahuvFyznJURU.html
화물 수송 효율 높이는 데 주안점


2020년 4월 착공한 항사오융스마트고속도로에도 화물차를 위한 자율주행차 전용차로를 설치한다. 저장성 항저우와 사오싱, 닝보를 잇는 길이 161km의 이 고속도로에는 이름에 걸맞게 전 구역에 5G 무선통신망과 클라우드 도로교통 관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배치한다. 이 고속도로는 특히 최고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120km에서 150km로 높인 초고속도로로 건설 중이다.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전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당국은 도로가 개통되면 우선 화물트럭으로 전용차로 주행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의 자율주행트럭 업체 투심플은 베이징 인근 고속도로 구간에서 자율주행트럭 군집주행을 시험하고 있다.

한 단계 앞선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간쑤성 주취안에서 신장 지역에 이르는 총 길이 438km의 화물 수송용 자율주행트럭 전용도로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시작됐다. 이 도로는 주로 신장지구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수송하기 위한 것이다. 신장지구는 중국 석탄 주생산지로 올해 예상 생산량이 3억3천만톤에 이른다.

당국은 이 지역의 지형이 평평하고 인적이 없는 사막지대이기 때문에 자율주행 도로를 건설하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언론은 이 도로가 건설되면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전용도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화성의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주행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제공
한국, 지난해 자율주행 사업단 출범


한국에선 자율주행전용차로와 같은 구체적인 기반시설 계획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출범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주관 아래 2027년 완료를 목표로 기초 연구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미래도로 설계 부문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의 의뢰를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윤덕근 건기연 도로교통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 시대엔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자동차 이용 행태는 소유에서 공유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반영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도로 및 주차, 주유 공간 등을 어떻게 바꿔야할지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실험도시 ‘케이시티’ 조감도. 자동차안전연구원 제공
시범 전용차로에 70~80대 투입


윤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일반 차량의 운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차가 어느 정도 보급되면 안전과 소통 효율 면에서 전용차로를 두어 분리를 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차량 공유 시대를 열게 되면 전체 교통량이 줄기 때문에 운행 속도가 느려도 시간당 교통처리량은 비슷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사업단은 기초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2025년 이후 실제 도로에 레벨4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투입해 시험하는 실증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에 자율주행 인프라 실증환경을 구축할 도시(리빙랩)를 공모 방식으로 선정한다. 리빙랩에는 도로표지판, 신호기, 차선 등 교통 시설과 차량, 관제센터를 연계한 자율주행 운영 시스템을 구축한다.

김원길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교통서비스융합팀장은 “리빙랩으로 선정된 도시의 일부 구역에 자율주행 전용차로를 만들어 승용차, 미니버스 등 70~80대의 실증차량을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24년까지 레벨 4 안전 기준과 보험제도 등을 마련해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출처: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367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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