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안 되고 더부룩?” 조미료 MSG 넣으면 ‘나쁜 음식’ 일까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만 넣으면 어떤 음식이든 감칠맛을 나게 해주는 조미료, MSG. 이 MSG는 참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물질도 드물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중국음식 증후군’이 있다. 중국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더부룩할 때가 있는 데, 중국음식에 들어간 MSG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음식 외에도 MSG가 들어간 식품은 많다. 햄버거에도 과자에도 케첩이나 머스터드 같은 소스에도 MSG가 있다. 따라서 중국음식 증후군이 MSG 때문이라는 주장은 명확한 근거가 없다.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MSG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착한 음식’이라고 칭하며 MSG를 넣은 음식은 마치 ‘나쁜 음식’인 것처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MSG를 공식적으로 ‘무해’하다고 발표했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MSG를 이용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이런 MSG의 긍정적인 영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MSG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MSG의 정확한 명칭은 ‘L-글루탐산 나트륨’이다. 20가지 아미노산 중 하나인 글루탐산에 나트륨을 붙인 무색 또는 백색의 물질로 물에 잘 녹는 특징이 있다. 이 글루탐산은 이른바 ‘감칠맛’이라는 특별한 맛을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루탐산이 감칠맛을 낸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다. 1907년 도쿄대학교 물리화학과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다시마나 고기 국물에서 나는 고소하고 기름진 맛에 ‘맛있다(우마이)’와 ‘맛(미)’을 조합해 ‘우마미’라고 이름 붙이고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후 나온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화학조미료 ‘아지노모토’다. 아지노모토는 국물 음식이 많은 일본과 한국에서 엄청난 호응을 얻어 대성공을 거뒀다.
우리는 ‘화학’이라고 하면 무언가 인공적인 것, 실험실에서 합성해낸 것을 상상하지만 화학은 그저 물질의 조성과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화학조미료도 자연에 없는 것을 합성해서 만들었다는 의미보다는 다시마를 끓여야 얻을 수 있는 물질을 화학적으로 연구해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일 뿐이다.
현재 MSG는 사탕수수에서 원당 및 당밀을 추출한 뒤 여기에 미생물을 넣고 발효시켜 글루탐산을 생성하게 한다. 그다음 글루탐산이 있는 발효액에서 글루탐산을 분리한 뒤 나트륨을 결합해 글루탐산나트륨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MSG는 다시마를 끓일 때 나오는 글루탐산과 동일한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MSG가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 MSG를 적절히 이용하면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 국물 음식을 많이 먹는 우리나라에서 나트륨 과다섭취는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음식의 맛을 유지하면서 나트륨 섭취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열쇠가 바로 MSG이다.
연구에 따르면 조미료인 MSG를 소량 사용하면 소금으로 음식의 간을 맞출 때에 비해 나트륨 섭취를 25%나 낮출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은 천일염으로 끓인 콩나물국과 천일염 더하기 MSG로 끓인 콩나물국을 실험참가자에게 맛보게 했다.
그 결과 천일염이 0.60% 첨가된 콩나물국과 천일염 0.45%에 MSG 0.07%를 넣은 콩나물국은 맛과 기호도가 비슷했다. 맛에선 별 차이가 없었지만 천일염 0.45%와 MSG 0.17%로 간을 맞춘 콩나물국의 나트륨 함량은 ㎏당 1797㎎으로 천일염 0.6%만 넣은 콩나물국(2361㎎)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약 24% 적었다. 비단 국물요리뿐만 아니라 과자에서도 나트륨을 낮추고 MSG를 첨가한 과자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맛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혹시 MSG는 나쁘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MSG보다 건강에 좋지 않은, 나트륨 과다섭취라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닐까? 식약처에서 MSG는 무해하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있지만 편견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출처: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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