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역사와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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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역사
우선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Robot은 로보트가 아니라 로봇이라 읽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도록 한다. 이는 1920년에 체코의 극작가인 카렐 차펙(Karel Capek)이 로섬의 만능 로봇(R.U.R. : Rossum's Universal Robot)이라는 연극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어원은 체코어로, 노동(forced labor)을 의미하는 로보타(robota) 에서 비롯되었다. 다만 이 연극에서의 로봇은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기계 로봇이 아니라 일종의 안드로이드(android)에 가까운 형태였다.
현대적인 의미로 말하는 로봇 자체는 그 개념이 무척이나 오래되었는데, 그리스 신화의 청동 거인인 탈로스 전설에서부터 유대인의 골렘 설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의 말에 복종하는 기계이자 무생물에 대한 개념 자체는 인류 기술이 발전하기 이전의 고대 시대 때부터 있던 것이다.
어쨌든 로섬의 만능 로봇 이후에 로봇은 주로 사람을 대신하여 어렵고,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기계로 인식되어 왔다. 이 로봇을 연구하는 학문인 로봇공학, 로보틱스(robotics)는 1941년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에 의해 처음 그 용어가 제시되었고 1956년에는 조지 데볼과 조셉 엥겔버거에 의해 최초의 로봇 회사인 유니메이션(Unimation)이 설립되었다.
1962년에는 제너럴 모터스(GM)가 뉴저지 공장 생산라인에 최초의 산업용 로봇인 유니메이트(Unimate)를 배치하였고, 1969년에는 스탠포드 대학의 빅터 샤인먼 교수의 연구실에서 최초의 로봇 팔인 스탠포드 암(Stanford Arm)이 제작되었다.
1973년에는 신시내티 마이크론이 마이크로 컴퓨터에 의해 작동하는 최초의 산업용 로봇 T3를 상용화하고 출시하였으며, 1976년에는 우주선 바이킹 1, 2호의 탐사 작업에 로봇 팔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이후 1997년에는 나사의 화성 탐사선인 패스파인더(Pathfinder)가 화성에 착륙하였고, 패스파인더에 탑재되어 있던 소저너(Sojourner) 로버(Rover)가 화성 탐사에 나서 화성 및 다른 행성들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기에 이른다. 같은 해 혼다(Honda)에서 10년 간의 극비 작업 끝에 인간처럼 걷고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P3를 공개하기도 하였다. 이어 2000년에 이르러 혼다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를 공개했고, 2001년에는 소니에서 로봇 강아지인 아이보 2세대를 출시하였다.
21세기가 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는 근래의 연구 방향은 인간의 생활현장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의 로봇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의 배경에는 자동차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우리의 생활 필수품이 된 것처럼, 미래에는 로봇이 일상 생활 및 가정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로봇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바로 국방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군사용 로봇의 개발 및 연구 과정이 의료 복지나 재난 구조와 같이 민간인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는 로봇들이 등장하는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군사용 로봇으로부터 파생된 재난 구조 로봇을 생각해보자. 군사용 로봇이라면 당연히 사막이나 숲, 시가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보장받아야 하기에 자연히 내구성 및 신뢰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기본 요구 사항은 재난 구조 환경에 투입될 로봇이 요구하는 바와 같다. 당연히 군사용 로봇 기술이 발전할 수록 재난 구조 로봇의 기술 또한 발전하게 된다. 즉 전쟁의 산물이 인류 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소련이 냉전 기간에 자국의 우수함을 세계에 널리 선전하기 위하여 시작한 우주 경쟁이 인류의 과학 기술 발전에 엄청난 디딤돌이 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돈지랄)
로봇의 정의
그렇다면 이 로봇에 대한 정의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우선 로봇이 사람이 해야하는 일을 대신하는 기계라는 개념 정도는 널리 퍼져 있으나 이는 정확한 정의라 할 수 없다. 무언가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는 기계라던가 자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계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자동차나 냉장고, 전자렌지, 컴퓨터 등 다양한 기계들이 있지만 이를 로봇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국제적으로 정의된 로봇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로봇(Robot, New Definition by ISO/CD 8373) :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주변을 동작하며,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진, 2축 이상의 프로그램이 가능한 구동 기계
위 개념에서의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어떠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로봇의 목적이므로, 주변을 동작(moving around its environment)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이 동작 과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a degree of autonomy)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으로, 2축 이상의 프로그램이 가능해야(programmable in two or more axes) 한다.
즉 로봇이란 프로그램 가능한 매니퓰레이터 혹은 차량이라 할 수 있다. (programmable Manipulator or Vehicle)
프로그램이 불가능한 매니퓰레이터나 차량은 로봇이 아니라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여기서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라는 용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있을 것이다. 매니퓰레이터는 사람의 팔(arm)에 해당하는 다관절 형태의 기구를 말한다. 대부분의 매니퓰레이터는 어느 한 지점에 고정되어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바퀴 또는 다리 구조에 의해 자율 이동이 가능한 기구는 이동 로봇(mobile robot)이라 부른다.
위 3번 그림을 통해 비교를 하자면, 그림 1.1은 매니퓰레이터고 그 다음의 그림 1.2와 그림 1.20에 나온 로봇은 이동 로봇이다. 로봇은 크게 기구부(mechanism)와 제어기(controller)로 구성되며, 매니퓰레이터와 이동 로봇의 구분은 이 기구부의 형태에 따른 것이지 이동 가능 여부에 따른 것은 아니다. 공사 현장이나 아파트 이사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다리차를 생각해보자. 이는 사다리 부분의 매니퓰레이터를 단순히 자동차라는 이동 플랫폼 위에 얹은 것이다. 즉 매니퓰레이터가 이동플랫폼에 설치된 형태가 된다. 이를 두고서 이동 로봇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전통적인 매니퓰레이터와 이동 로봇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앞서 말한 기구부의 형태이다. 매니퓰레이터는 기구부와 제어기가 분리되어 있으며, 이를 보여주는 것이 그림 1.1 이다. 제어기의 패널이나 버튼 등을 통해 관절 로봇을 조작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전선(cable) 등으로 인해 낭비되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 제어기와 기구부를 일체화시킨 형태의 매니퓰레이터가 개발되고 있다.
이동 로봇은 기구부와 제어기가 일체화되어 이동에 용이하며 대표적인 형태가 그림 1.2에 나타난 바퀴형 로봇과 그림 1.20에 나타난 다리 구조형 로봇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최근의 개발 추세는 매니퓰레이터의 제어기와 기구부를 일체화시키는 것이므로, 매니퓰레이터와 이동 로봇의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는 바이다. 대신에 앞으로는 이동 가능한 매니퓰레이터(mobile manipulator)가 보다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의 용도
로봇을 구분하는 다른 방법은, 해당 로봇의 개발 목적, 즉 용도에 따라 로봇을 구분하는 것이다. 다음 그림을 참고하도록 하자.
(그림 4. 로봇의 용도에 따른 구분)
개인 서비스 용도에 가까울수록 로봇을 조작하는 편의성이 높고(일반 소비자), 제조업용 로봇은 해당 장비를 다루는 데에 필요한 지식을 별도로 배워야 하는 등 전문성이 높아진다. (오퍼레이터, 엔지니어)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로봇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으며, 이는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 산업용 로봇 : 산업자동화 분야에 사용되는 2축 이상 프로그래밍 가능하며 자동제어 및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고정 또는 이동형의 다목적 매니퓰레이터
- 서비스 로봇 : 인간, 사회, 장비의 복지에 유용한 로봇으로서, 산업자동화 응용을 제외한 로봇
산업용 로봇의 정의는 기존에 서비스 로봇이 소개되기 전에 일반적으로 사용된 로봇의 정의와 거의 동일하며, 여기서 재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은 로봇 자체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새로운 작업에서 프로그램만을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서비스 로봇은 로보틱스의 발전에 따라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며 크게 개인 서비스 로봇과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 개인 서비스 로봇(personal service robot) : 일반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개인이 비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 로봇
- 전문 서비스 로봇(professional service robot) : 일반적으로 적절히 훈련받은 작업자가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 로봇
개인 서비스 로봇은 주로 가정 등에서 개인이 구입하여 사용하는 로봇을 말하며, 가정 청소 로봇이나 오락 로봇 등이 예가 되며, 전문 서비스 로봇은 의료 로봇, 지뢰 제거 로봇, 빌딩 청소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을 가리킨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가정용 청소 로봇과 빌딩 청소 로봇은 청소라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같지만, 훈련된 작업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빌딩 청소 로봇은 전문 서비스 로봇에 속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로봇에 대한 정의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계속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들어서 로봇에 다양한 기능이 부가되고 보다 복잡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탑재됨에 따라, 이를 지능형 로봇(intelligent robot)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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