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화상회의는 가라···홀로포트 통신기술로 ‘순간이동’ 한다
줌 화상회의는 가라···홀로포트 통신기술로 ‘순간이동’ 한다
줌 화상회의는 가라···홀로포트 통신기술로 ‘순간이동’ 한다
줌 화상회의가 싫어졌다면 입체(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어떤가. 당신은 박스 속에서 어디로든 ‘순간이동’ 할 수 있다. 물론 SF 드라마 ‘스타트렉’에 나온 것처럼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박스속 홀로그램을 통해서다. (당연히 양방향 인터넷 통신 장치가 마련된 곳으로 말이다.)
1978년 오리지널 ‘스타워즈’ 영화에 등장한 레이아 공주의 홀로그램 장면은 이러한 미래 형태의 의사소통에 대한 기술개발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홀로그램 기술은 2012년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트 페스티벌에서 닥터 드레와 함께 고(故) 투팍 샤커가 홀로그램으로 나타나 가상 공연을 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가 이 획기적 행사에서 텔레 프레즌스로 부활하자 관객들은 열광했고 이는 각 매체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를 위해서는 수개월 간의 계획과 수십만 달러(수십억원)의 비용이 들 수 있다. 우리는 영화 ‘킹스맨-골든서클(2017)’에서 이 마법같은 기술을 사용한 홀로그램 원격 화상 회의 장면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른바 ‘홀로포트 통신’ 기술이다.
좀더 가까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4월 MS메쉬(Microsoft Mesh)라는 혼합현실(XR) 기반의 가상 협업 기술을 소개한 것이 있다. MS는 사람들이 메쉬를 이용해 배나 공장 바닥에 있는 실험실로 순간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 헤드셋이 필요하기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입체감있는 홀로그래픽 기술로 전세계 어느 곳의 사람과도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가서 발표하고 말할 수 있다면 상호 작용(소통)방식을 크게 바꾸게 될 것이다.
때마침 미국과 캐나다의 두 벤처 기업이 MS메쉬와 일견 유사하면서도 스마트헤드셋이나 안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3D 홀로그램 원격이동(텔레포팅)을 구현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연달아 등장한 두 회사들의 스마트안경이 필요없는 홀로그램 기반의 텔레포팅 기술과 가격, 그 활용 및 확산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MS메쉬는 헤드셋을 쓰고 혼합현실에 참여해 협업할 수 있게 해준다.(사진=MS)
두 벤처기업의 홀로그램 입체 텔레포트 기술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포틀(PORTL Inc.)’과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ARHT 미디어’다.
이들은 공중전화 박스 크기인 캐비닛 기반의 휴대형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 홀로포털 시스템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두 경우 모두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발표자)을 실물 크기의 실제와 같은 3D홀로그래픽 형태로 나타나게 해주는 부스를 인터넷에 연결한다. 그러면 마치 영화 킹스맨에서처럼 (네트워크에 연결된) 전세계 어느 곳의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포틀은 지난달 열린 ‘포틀’ 기술 시연회에서는 기술을 투자한 미국 로스엔제레스(LA)의 마리나 헤이바가 도쿄 아파트에 설치된 포틀 부스로 전송돼 일본에 있는 아들과 얘기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발표회에 참여한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진짜처럼 보였다. 두 사람이 대화할 때 헤이바는 마치 부스 안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소리는 구경꾼들에게는 낮게 들렸고 간간이 홀로그램 (통신) 지연시간이 원활했던 의사소통을 방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표는 전반적으로 놀랍고 효과적이었다.
▲지난달 열린 ‘포틀’ 기술을 실제로 시연하는 자리에서 포틀에 기술을 투자한 LA의 마리나 헤이바가 도쿄 아파트에 설치된 포틀 부스로 자신을 전송해 아들과 얘기하고 있다. 헤드셋이 필요없다. (사진=포틀)
미국 포틀의 입체감 있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숨은 비밀은?
데이비드 누스바움 포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자사 홀로그램 전송박스의 통신 지연시간이 1초 미만이며 100밀리초(10분의 1초) 미만으로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포틀 에픽(PORTL Epic) 캐비닛의 무게는 약 180kg이고 높이는 2.1m, 폭 1.5m, 깊이는 0.6m다. 플러그 앤 플레이와 아마존 웹 서비스를 사용하는 포틀의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는 데 필요한 것은 표준 전기 콘센트와 인터넷 연결뿐이다.
홀로그램으로 3D 입체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두 눈이 약간 다른 영상을 보는 이른바 ‘양안시차’ 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뇌는 2차원 장면을 3차원 깊이를 가진 장면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이를 사용한다. 포틀은 이와 마찬가지로 LCD 패널 뒤의 그림자, 반사 및 깊이를 사용해 부피가 느껴지도록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효과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부스 양쪽 베젤에는 양방향 오디오 스피커-마이크 시스템이 내장돼 있고, 맨 위에는 인텔의 리얼센스 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이는 스튜디오에 있는 발표자가 볼 수 있도록 캐비닛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포착한다. 로지텍의 브리오 4K 카메라는 주변을 심층적으로 보여준다.
발표자(프레젠터) 측에서는 간단한 스튜디오 장치를 갖춰야 한다. 구성에 필요한 것은 ▲LED 조명을 제공하는 삼각대 장착 소프트 박스 ▲발표자와 상호작용하는 사람을 표시하는 리턴 피드 모니터 ▲삼각대 위의 4K 카메라 ▲붐 또는 라발리어 마이크다. 와이파이 5G, 또는 이더넷을 통해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다. 발표자를 홀로그램으로 쏘아줄 흰색 종이로 된 원형 배경막 무대와 발표자가 서서 움직일 수 있는 종이 위에 놓이는 아크릴 판도 필요하다.
▲오른쪽 흰색 사진 배경에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포틀 안에 서 있다. 왼쪽의 흰색 텔레포트 박스안에도 나타나는 그는 데이비드 누스바움 포틀 CEO다. (사진=포틀)
회사 측의 이 볼륨감있는 디스플레이는 우선 위,아래, 그리고 측면에 내장된 LED로 균일하게 밝은 조명을 받는 포틀 캐비닛은 (벽에서 오는) 그림자와 (바닥에서 오는) 반사를 포착해 보여준다. 포틀의 사양에 맞춰 제작된 맞춤형 오픈-셀 터치 LCD 패널도 사용된다. 베젤에서 12cm 정도 떨어진 곳에 패널을 배치해 유리창 효과를 살렸지만 부스 내부의 깊이는 43cm다. 이러한 그림자, 반사 및 조심스레 배치된 패널의 조합이 표시된 콘텐츠에 볼륨감있는 깊이의 외관을 제공하게 된다.
누스바움 CEO는 미니 포틀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연말까지, 또는 내년 1분기까지 기업 고객들을 위한 미니 버전이 준비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2분기 또는 3분기에 테이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용 장치를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캐나다 ARHT 미디어, 홀로팟 앞세운 도전
홀로그램 기술을 만드는 캐나다 ARHT 미디어는 회의실과 강의실용 3D 홀로그램 캐비닛인 ‘홀로팟(HoloPod)’이라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래리 오라일리 ARH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시애틀에서 가상으로 열린 노스웨스트 이벤트 쇼(Northwest Event Show) 쇼에서 이 기술을 시연했다. 오라일리는 토론토에서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을 원격이동했다.
래리 오라일리 ARHT 미디어 CEO는 영상회의 통화에서 이 홀로그램과 일반 HD 디스플레이를 구별하는 것은 3D 디스플레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홀로그램을 보기 위해 3D 안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홀로그램 전송기술은 줌 화상회의에 싫증난 사람들을 위한 멋진 미래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진=ARHT)
어떻게 그것이 가능해졌을까. ARHT의 기술은 HD 웹캠, 내장된 HD 프로젝터, 독점적인 홀로프레즌스 디스플레이와 함께 녹색 스크린 스튜디오를 사용한다.
이 기술에서는 ARHT 고유의 반사 페인트칠이 된 직조 그물 위로 비디오 피드가 투영되고, 그 이미지가 청중들에게 반사된다. 스피커 양쪽의 조명을 조심스럽게 조절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눈은 정보를 결합하고 두뇌는 입체적 효과(3D환상)를 만들어낸다. 오라일리 CEO는 약 70%의 빛이 스크린을 통과하고, 30%의 빛이 그물망 위에 놓인 반사율이 높은 페인트를 포착한다고 설명한다. ARHT의 홀로팟 캐비닛은 카메라와 양방향 통신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ARHT는 중국, 런던, 토론토, 뉴욕, 로스앤젤레스(LA)에 프레젠터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해외 파트너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주요 이벤트에서 캐비닛이 제공하는 박스형 효과보다도 더 적합한 더 큰 홀로 프레즌스(Holo Presence)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가격은?
가격은 이 기술의 급격한 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포틀의 가격은 6만달러에서부터 시작한다. 렌털을 하면 훨씬 더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ARHT는 구독료만 기재하고 있는데 1만5000달러에서 시작해 전송 횟수에 따라 연간 4만 달러까지 오른다. 더 매력적인 것은 곧 출시될 미니 포틀일 수 있다. 누스바움 포틀 CEO는 “우리는 가격을 2000달러 이하로 낮추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홀로그램 텔레포팅 활용의 미래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머지 않아 홀로그램으로 자신을 대신 참여시키는 경향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한 10년이면 ‘홀로그램 텔레프레즌스’를 회사의 직원 회의장 같은 곳에서도 일상적으로 볼 수 있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오라일리 ARHT CEO는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하루에 여러 도시로 전송함으로써 많은 거리를 절약한다고 밝혔다. 그는 “토론토에서 홀로그램을 런던으로 쏘아 런던에서 직접 몇 몇 미팅을 한다. 그런 다음 뉴욕으로 이동해 거기서 한두 번의 회의를 한다. 정작 나는 아직 토론토를 떠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이는 홀로그램이 비즈니스 미팅에서 점점더 단골로 등장할 가능성을 말해 준다. 물리적 이동을 할 필요 없이 원격지에서 우리의 존재를 시뮬레이션하는 이러한 기능은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도움이 된다.
누스바움 포틀 CEO는 자사의 포틀이 가상패션쇼, 미술관 전시, 제품 광고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사는 마치 학생 앞에서 실제로 본인이 있는 것처럼 자신의 기술을 가르칠 수 있고, 엔지니어는 네트워크 캐비닛에 액세스할 수 있는 동료들을 상대로 직접 시제품을 시연할 수 있다.
▲킹스맨-골든서클(2017)에서는 홀로그램으로 원격 회의하는 기술이 등장한다. 이 기술이 등장했지만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10년 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20세기 폭스)
오라일리는 ARHT CEO는 자사의 가장 큰 수요가 엔터테인먼트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화 ‘아쿠아맨(2018)’의 배우 제이슨 모모아가 뉴욕에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를 주재하면서 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자사의 홀로그램 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내가 지속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용 사례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이 기술을 이용해 영화를 홍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전처럼 여행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미 회계회사와 컨설팅 회사들은 물론 의료 전문가들이 의사들에게 백신과 약물에 대해 교육하기 위해 ARHT 홀로그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3D 홀로그램 비디오 기술을 제공하는 B2B 소프트웨어 회사인 임버스(Imverse)의 이보 펱로프 회장은 “인간의 뇌는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하기 때문에 라이브 홀로그램의 도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임버스가 현재 가상 이사회실에서 사용될 라이브 3D 홀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롭 엔덜 엔덜그룹 수석 분석가는 “비록 회사들이 어떻게 홀로그램이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큰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초기단계다. 홀로그램 기술 개발업체들의 목표는 여행을 디지털 방식과 구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신체를 완벽하게 조작하고 사실적인 아바타를 만드는 것과 같은 요소들은 부족했다”고 말한다. 그는 10년 내 좀더 성숙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델리온 홀로비트 홀로그래피 시스템 CEO도 “홀로그램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규적인 부분이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공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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