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원숭이두창' 법정 감염병 위기단계 선포 검토
원숭이두창(monkey pox)과 원인불병의 소아 급성간염이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체불명의 질병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지난 7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뒤 약 3주 만에 400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전 세계 원숭이 두창 확진자는 435명으로 늘었다.
스페인(115명)과 영국(106명)에서는 1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포르투갈(74명), 캐나다(26명), 독일(22명), 프랑스(16명), 미국(14명), 이탈리아(12명), 네덜란드(12명) 등 유럽과 북미 전역에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4명), 이스라엘(2명), 멕시코(1명), 아르헨티나(1명)에서도 환자가 나오면서 중동과 중남미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는 24개국이다.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이다.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의 초기 증상을 시작으로 전신에 수포성 발질이 퍼지는 특징을 보인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형으로 치명률이 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콩고형'으로 불리는 유형에서는 치명률이 10%대를 나타내기도 한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7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영국인에게서 발견된 뒤 유럽 지역의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열린 두차례의 대규모 파티에서 성소수자들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통상 6~13일, 최대 21일로 긴 편이어서 여러 나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는 원숭이두창이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코로나19와 달리 원숭이두창은 사람간 전파가 드물고 전파력이 높지 않은 병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환자의 병변이나 체액을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만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3주만에 확진자 규모가 400명을 넘어서고 20개가 넘는 나라로 확산되면서 WHO도 각국에 경계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마리아 밴커코브 WHO 코로나19 대응 기술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국에 감시 수준을 상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간염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WHO에 따르면 원인불명의 급성간염은 지난 4월5일 영국에서 의심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33개국에서 650명의 환자가 나왔다. 영국(222명), 미국(216명), 일본(31명), 스페인(29명), 이탈리아(27명), 네덜란드(14명), 벨기에(14명), 이스라엘(12명), 포르투갈(11명) 등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일 10세 미만 어린이에서 의심 사례 1건이 신고됐다.
이 급성간염은 원인을 알 수 없고 주로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해 더 큰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A·B·C·E형으로 분류되는 기존 바이러스 간염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란색을 띄기도 한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5세 미만 소아 환자의 비율은 75%에 이르고 대부분 이 병에 걸리기 전에는 건강했다.
중증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자 650명 중 최소 38명이 간 이식이 필요했고 9명은 사망했다. 환자의 14%가 집중치료를, 12%는 간이식을 필요로 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WHO는 이번 급성간염의 중증도가 이전보다 강하고 사람간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WHO는 "급성간염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조사하는 상태"라며 "이전에 보고된 급성간염보다 더 심각하고 비교적 높은 비율로 급성 간부전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원숭이 두창관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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