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연내 각형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사실상 각형 배터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SK온 내부에선 파우치형 배터리의 장점을 잘 살리는 방향이 적합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 차원에서 각형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업의 전략 방향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SK온이 각형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면 국내에선 삼성SDI에 이어 두 번째다. 해외 경쟁사로는 중국 CATL, 궈쉬안을 비롯해 스웨덴 노스볼트, 프랑스 ACC 등이 꼽힌다. 업계에선 각형 배터리에 집중할 계획인 폭스바겐 공략을 위한 행보로 분석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대전 중앙연구소 내의 '이머징 에너지 리서치(EER) 센터'에 각형 배터리 양산에 대비한 파일럿 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12월 가동이 이뤄진다. 생산 라인을 만들기 위해 주요 협력사에 견적의뢰서(RFQ:Request for Quotation)를 보냈다. 이미 생산할 각형 배터리의 기술 사양과 규격 등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각형 배터리를 만든다면 삼성SDI가 양산하고 있는 5세대(젠5) 제품과 유사한 기술이 사용될 전망이다. 양극,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쌓아 집어넣는 스태킹(Stacking) 공정이 유력하다. 현재 각형 배터리를 만들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가 이 방식을 활용 중이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 전기차에 탑재하겠다고 밝힌 폭스바겐과의 협업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통합 각형 배터리'(Unified Prismatic Cell)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체 배터리 공장뿐 아니라 여러 배터리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폭스바겐이 자체 생산할 배터리를 나눠 담당하는 구조다. 이 사업은 삼성SDI가 참여를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단독 또는 공동 투자 방식으로 유럽 내 6개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을 추 중이다. 24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주행거리 400Km의 고성능 전기차 37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통합 각형 배터리는 2025년 양산된다. 2030년까지 전체 전기차 80%에 적용해 배터리 비용을 최대 50%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SK온이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2024년부터 참여가 가능하다. 폭스바겐을 잡으면 현대자동차,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전문가는 "SK온은 원통형, 각형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한 생산기술을 쌓아왔다"며 "고객사와 조건만 맞으면 각형 배터리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http://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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