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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간 뇌 세포가 인공지능보다 빨리 컴퓨터게임 배웠다

by 아담스미스 2022.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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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 세포가 인공지능보다 빨리 컴퓨터게임 배웠다

100만개 뉴런 ‘미니 뇌’ 아케이드게임 실험

‘미니 뇌’ 5분만에 학습…인공지능은 90분

접시뇌의 전극판과 컴퓨터 아케이드 게임 ‘퐁’ 화면. 뉴사이언티스트 동영상 갈무리

과학자들이 각종 질환과 관련한 약물 개발을 위한 실험용으로 만드는 미니 장기(오가노이드)에는 뇌도 포함돼 있다. 지난 8월 독일 과학자들은 초보적인 눈 구조를 갖춘 미니 뇌를 배양하기도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하이브리드칩 개발업체 코티컬랩스(Cortical Labs) 연구진은 미니 뇌를 컴퓨터 시스템에 통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이 연구진이 접시에서 배양한 미니 뇌가 고전적인 컴퓨터 아케이드 게임 ‘퐁’에서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학습 능력을 발휘했다는 연구 결과를 사전출판 논문집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니 뇌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보여준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만든 ‘접시뇌’(DishBrain)는 80만~100만개의 살아 있는 뇌 세포로 이뤄져 있다. 이는 바퀴벌레의 뇌와 비슷한 수다. 연구진은 생쥐 뇌 배아에서 추출한 초기 피질 세포와 인체의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얻어낸 뇌세포로 구성된 접시뇌로 각기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의 게임 학습 능력 실험은 뇌 세포를 미세전극판 위에 올려놓고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 상대방이 없는 1인용 퐁 게임을 시뮬레이션 대상으로 선택했다.

이어 전극판의 오른쪽 또는 왼쪽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식으로 공의 위치를 표시해줬다. 공의 거리는 주파수의 변화로 표시했다. 그러면 미니 뇌의 뉴런들은 자신이 마치 공을 받아치는 막대인 것처럼 신호를 발산했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면서 미니 뇌는 점차 게임 방법을 터득했다.

접시뇌(DishBrain)는 뇌 세포와 전극판으로 이뤄져 있다. 뉴사이언티스트 동영상 갈무리


생쥐 뇌 세포보다 인간 뇌 세포가 더 능숙


실험 결과 미니 뇌는 인공지능보다 게임을 더 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학습 속도는 인공지능보다 더 빨랐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니 뇌가 10~15번 연습 경기 후에 습득하는 실력에 도달하려면 컴퓨터 기반 인공지능은 5천번 이상의 연습 경기를 해야 했다. 1회 연습 경기에 걸리는 시간은 15분이다.

연구진은 미니 뇌가 불과 5분만에 게임 방법을 습득한 반면, 인공지능은 90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브레트 케이건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이번 실험에서 보여준 미니 뇌의 능력에 대해 “사이보그 두뇌라고 부르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로 만든 접시뇌가 생쥐 뇌세포로 만든 것보다 게임을 더 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뇌 세포의 출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곧바로 인간의 특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배지에서 3개월간 배양한 뇌세포들이 복잡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다. 각기 다른 배율로 촬영한 모습. 바이오아카이브 제공


장기 목표는 사이보그 두뇌 개발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의 칼 프리스턴 교수는 이번 실험에 대해 “합성 두뇌를 만드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해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미니 뇌 훈련 방식은 프리스턴 교수가 개발한 ‘자유 에너지 원리’에 기반을 둔다. 이 이론은 접시 속에 있는 뉴런조차도 외부 세계 조응하는 내부 모델을 만들려 한다고 전제한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닥쳐올지 예측함으로써 예기치 않게 놀라는 것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케이건 박사는 이것이 바로 세포가 게임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임을 하면 예측력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의 장기 목표는 컴퓨터 기반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사이보그 두뇌를 개발하는 것이다. 케이건은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사이보그 두뇌의 잠재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너도록 하는 데 여전히 로봇보다 개를 이용하고 있다. 개의 단순한 생물학적 지능조차도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떤 기계보다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단기적으로는 이번에 확인한 뉴런의 학습법을 시간과 에너지가 덜 드는 머신러닝을 개발하는 데 응용해 볼 계획이다.

프리스턴 교수는 “차세대 인공지능은 생물학적 뇌의 효율성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지금의 연구 작업은 이 방향으로 가는 주목할 만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출처: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239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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